마을사랑방

내년에는 진심으로 좋은 축제가 되길 바라며
작성자 묘연화 이메일
등록일 2012-09-17 조회 1074

선우네를 휴먼다큐로 인상깊게 보았던 탓에

그리고 유명 블로거들이 워낙 벌랏마을을 멋지게 찍었던 탓에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에서 축제를 한다기에 어린 녀석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예비축제라고 하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기에

내년 축제에는 꼭 반영해주싶사 해서 이 새벽에 글을 남깁니다.

 

(어르신들이 고생하실텐데 그래도 경제적으로나 마을 번영에 도움이 되야지

그냥 유야무야 끝내는 축제는 아니었으면 하니까요.)

 

 

1. 행사 팜플렛이나 거리에 비치된 안내표시 등은 참 좋았습니다.

특히 "유쾌한 반란"이라는 그 제목 누구 아이디어인지

참 멋졌어요.

그런데 행사 시간표가 팜플렛에서처럼 미리 짜여져 있다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에 공지를 하는게 좋습니다.

소소한 행사 모두 시간별로 말이죠.

 

저희는 2시쯤 도착했는데 아무것도 하는게 없어서

장기자랑하느라 빵빵 울리는 앰프에 애들이 힘들어해서

마을 구석 그늘에서 점심 먹고 올라오니 5시도 안됐는데 한지 체험 안된다고 해서

손수건 체험 겨우 하나 하고 왔어요.

아이가 기억에 남는건 빨래터에 앉아있을 때 할머니한테 혼난 기억이라 하더군요.

(어르신은 저희 걱정해서 나오라는 말씀이셨지만 떡매치는 소리에 무너질 지붕이라면

미리 보수하심이 옳다 생각드네요.)

 

물고기 잡기 같은 행사 시간이 미리 나와있었다면 거기에 맞춰서 올 수 있으니까요.

복불복으로 대충 하시지 마시구요.

물론 마을 풍경 보고 가는데 만족해라 하시지만

그렇다면 돈을 받으시면 안되는거니까요.

멀리서 오는 사람들 배려해주세요...아이들 데리고 오는데 무조건 일찍 와서

죽치고 있는다는게 쉽지는 않거든요. 시간 안내해주세요~

 

2. 마을 주민들이 만드는 축제였으면 좋겠습니다.

철수할아버님께서 퍽 친절하게 오가는 사람들이 물어보는 것도 대답해주시던데요.

그 짧은 대화에도 방문객들은 행복해했어요.

물론 의무적으로 나와계실 필요는 없지만

외지에서 온 사회자의 진행을 비롯해 정장 입는 이쁘고 늘씬한 아가씨들의

상냥한 안내도 좋았지만 여기까지 오는 사람들이 원하는게 그건 아닐꺼라 생각합니다.

 

그냥 대학생 도우미들이 빨간 티 입고 안내해도 충분해요.

중요한건 마을의 분위기와 그 나름 버텨온 질곡의 시간을 방문객들에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는거 아닐까요?

 

3. 장기자랑도 좋지만 그 시간을 줄였으면 합니다.

방문객이 많아 원하는 사람이 많다면 다소 늘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그곳에서 머문 내내 앰프에 쩌렁쩌렁 울리는 트로트를

계속 듣느라 좀 지치더라구요.

술 드신 분도 계시고 같은 분이 여러번 부르시고

미리 신청 받아 한곡씩만 하심이....

(가족단위 체험객을 위해 미리 신청도 받아서 가족단위로 나와 부르도록 유도하고

상품도 주고 그러면 더 뜻깊을 것 같네요.)

 

4. 주차장을 늘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터 닦느라고 예산 소요되면 그만큼 축제에 대한 부담도 커질테니까요.

청남대도 셔틀 타고 가는데 당연히 할 수 있습니다.

 

셔틀버스 운행시간도 함께 공지해 주세요.

문의에서 무작정 기다리는것도 지치고

이번에 기사님 만났더니 다들 차 가지고 간다고 그냥 가도 된다고 하시데요.

결국 문의 갔다가 기사님이 개인 차 타래서 차 타고 갔는데

셔틀이 더 나을 것 같았어요.

 

5. 마을의 특색을 살린 체험을 넣어주시고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를 고민해 주세요.

 

예를 들면 가족단위 체험객이라면

선우네 아버님이나 어머님이 나와 30분 정도 육아에 대한 강연도 해주시고

대화의 시간을 가져도 좋고 작품 전시 및 판매를 같이 해도 좋구요.

 

소가 쟁기 끄는 모습을 직접 보기란 정말 힘들답니다.

그것도 시간을 정해 보여주시고 농기구들을 진열해놓고 체험도 해볼 수 있게 하고...

마을 분들은 그게 뭐 대수냐 하시겠지만 도시 엄마들은

충분히 그런 것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합니다.

심지어 이천도자기  축제나 임실 치즈마을 체험할 때 경운기 태워주고 돈 받아요.

왜냐면 도시에서는 특별하니까요.

 

 

6. 홍보를 충분히 해주세요.

너무 많은 사람이 오면 오히려 더 곤란하겠지만....

대전맘이나 청주맘 카페에만 안내해도 그곳이 벅적거릴만큼 사람이 올거예요.

 

그리고 같이 안내되어있는 전화번호--청원군청인가요?

토요일날 전화하니 축제하는거 처음 듣는다 그러시데요.

 

 

정말 좋은 축제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긴글 남깁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빌어요.

가족단위 방문객들은 아마 좋았던 기억에 계절별로 다시 찾게될 거예요.

전 경상도로 이사내려가서 못오겠지만...

 

이번에 그곳에서 별을 보고 돌아오고 싶었는데

겨우 3시간만에 가족들이 지쳐하고--시끄러운 노래에 더위에 ...아이들은 재미없다하고...

(계곡이라도 있음 아이들이 집에 안가겠다고 버틸텐데...

수영장이 더러워져있는데다 어른들이 노래부르니 안들어갈라 하더라구요.

물이라면 엄청 좋아라 하는데...

텃밭이 있지만 옥수수나 콩 정도의 텃밭은 저희 동네에도 많아서 애들이 다 알아

신기해하지 않네요. 죄송...)

5시 다되어가니 파장 분위기라 더 있으면 안될 것 같아서 결국 돌아왔는데

많이 아쉬워요.

 

마을에 감도는 군불 냄새가 참 좋았는데....

많은 분들이 벌랏에서 우리가 잊고 사는 참된 삶을 알게되길 희망합니다.

라면과 떡을 인심 넉넉하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산채 비빔밥 미리 같이 홍보해주심 좋았을 걸....못먹고 와서 것두 아쉬웠어요.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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